저는 솔직히 디자인을 업으로 했던 시절까지도 뭔가 '사람'을 그린다는 게 어려웠어요. 잘 못 그린다고 생각했고요. 그래서 되도록 사람이 들어가야 하는 작업은 하지 않으려고 했었답니다. 다행히 디자인을 할 때는 사람을 그릴 일이 거의 없긴 했지만요.
그랬던 제가 이제는 사람을 꽤 자주 그려요. 신기하게도 그리고 싶어지더라고요. 얼굴이나 몸을 이루는 다양한 각도의 조합을 탐색하는 게 어느 순간 재밌어진 것 같아요. 제가 쓰는 치트키는,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그리는 거예요. 눈앞에 보이는 대상은 내 행위를 도와주는 소스이고, 나는 단지 내가 보기에 흡족한, 어떤 선들의 조합을 만들어보겠다는 마음으로 그려요. 그렇게 그리다 보면, 어, 좀 사람 같네 하는 느낌이 나오기도 한답니다 💙